우리의 20대 시절을 늘 함께한 우상, 아비치의 인생여정 다큐
20대 시절 남편을 만나고 연애 시작하면서 우리 둘은 아비치 AVICII 노래들을 들으며 서로의 공감대를 키웠었다. 아비치의 노래는 젊고 뭣도 없는 우리의 가슴에 희망찬 기운과 뭔지 모를 위안 그리고 아름다움으로 흘러들었던 것 같다. 우리는 아비치가 한국에 내한 왔던 2016년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현장에 있었는데, 그때는 마치 젊은 날의 클라이맥스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때 그 잠실 종합 운동장에 가득 찼던 수많은 인파, 그리고 우리의 환희를 생각하면 아직도 내 젊은 시절 그 자체만 같다.
그렇게 사랑했던 EDM DJ 아비치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만든 2선의 다큐멘터리가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어젯밤 경건한 마음으로 남편과 나는 육퇴 후 TV 앞에 모여 그날들을 회상했다.
육아에 쩔은 최근의 나의 상태를 생각하자면 다큐멘터리란 수면제와 다름없지만, 아비치를 너무나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보지 않고는 못 배길 다큐였다. 그리고나서는 그의 천재성에 대해서 새삼 놀랐고, 우리가 아비치의 노래를 그렇게나 좋아하면서도 그를 너무 몰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안타깝게도 우리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젊은 날 중 하나인 2016 UMF 때에 아비치는 다큐 상에서의 시기로 따져봤을 때 정신적으로 꽤나 힘들었던 때였던 것 같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짠하다. 다큐 감상평과 아비치에 대해서 다시 한번 회고해 본다.
다큐 1 <아비치 : 내 이름은 팀> / 러닝 타임 : 약 1시간 30분
아티스트 '아비치' 이전에 인간 '팀'이 있었음을 알려주는 다큐멘터리. 나는 아비치의 본명이 팀 베릴링이었는지도 처음 알았다. 다큐 전체를 관통하는 이미지들은 아비치의 행복했던 아이 시절이다. 그에게 따듯한 가족이 있었고 누구보다 희망이 가득했던 아이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의 음악들이 그렇게 따듯했던 건가 싶다. 그런 팀이 매니저 애쉬를 만나 아비치가 되고 세계적인 성공을 이루고 또 정신적인 고통을 겪기 까지가 다큐의 길이만큼이나 짧았던 게, 이런 게 바로 짧고 굵은 천재의 삶인가 싶기도 했다... 그렇게 세계적인 스타가 되지 않았다면 음악을 사랑하며 늙어가는 한 젊은이였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깝기도 했고. 대신에 그는 자신의 생명을 전 세계의 젊은이에게 나누어 주고 떠난 거였을지도 모르겠다.
다큐 2 <아비치 : 나의 마지막 쇼> / 러닝 타임 : 약 30분
아비치의 이비자 '우수아이아'에서의 인생 절정기 마지막 콘서트와 아비치를 그리워하는 스타 및 관계자들의 코멘트들을 엮은 다큐. 이게 그의 마지막 콘서트가 될 것이라고는 본인도, 그를 사랑하는 지인과 팬들도 몰랐을 것 같다. 어느 날 오만에서 두 번째 생을 살러 떠나기 전까진. 하여간, 다큐를 보면서 10년 전으로 금세 돌아가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느낀 밤이었다.
이런 아비치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그에 대해 좀 더 보충글을 남겨본다.🥸
아비치는 누구?
아비치(본명: 팀 베를링, Tim Bergling)는 스웨덴 출신의 DJ이자 음악 프로듀서로, 1989년 9월 8일 스톡홀름에서 태어났다. 그는 18세에 음악 활동을 시작했으며, 온라인 음악 커뮤니티에 자신의 작업물을 공유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아비치"라는 예명은 불교에서 지옥의 가장 낮은 단계를 의미하는 'Avīci'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독창적인 아이덴티티를 찾고자 선택한 것이다.
2011년 발표한 Levels는 그의 첫 글로벌 히트곡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Wake Me Up, Hey Brother 등 수많은 곡을 발표하며 EDM(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이라는 장르를 대중음악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2018년 4월 20일, 28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는 단순한 DJ가 아닌, 음악 혁신가이자 세대의 아이콘으로 기억되고 있다.
아비치의 대표곡: 대표곡 해석과 앨범 정보
1. Wake Me Up (2013, 앨범: True)
Wake Me Up은 포크 음악과 EDM을 융합한 혁신적인 곡으로, 아비치의 음악적 실험 정신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이 곡은 삶의 여정과 자아 발견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희망과 치유를 노래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2013년에 발표된 앨범 True에 수록되어 있으며, 이 앨범은 EDM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장르와 융합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곡은 특히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첫 공개된 후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했다.
2. Levels (2011, 싱글 앨범)
Levels는 아비치가 세계적인 스타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곡이다. 독특한 신시사이저 멜로디와 고조되는 비트가 특징이며, EDM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곡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곡은 Etta James의 샘플링 보컬을 사용해 클래식한 매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3. Hey Brother (2013, 앨범: True)
Hey Brother는 가족과 형제애를 주제로 한 곡으로, 웅장한 멜로디와 가슴 따뜻한 가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컨트리 음악 요소와 EDM의 결합이 특징이며, 청취자들에게 감동과 위안을 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비치의 곡이 뛰어난 이유
아비치의 곡은 단순히 비트로만 승부하는 EDM이 아닌, 감정과 스토리를 담은 음악이라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그는 EDM에 포크, 컨트리, 팝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하며 전통적인 음악적 경계를 허물었다.
대표적인 일화로, 그는 Wake Me Up을 작업할 당시 포크 음악과 EDM의 조합이 생소하다는 의견에도 불구하고 이 음악을 완성했다. 이를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처음 선보였을 때, 팬들과 평단 모두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는 EDM이 대중성을 넘어 예술적 깊이를 가진 장르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또한, 그는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의 성장에 발맞춰 디지털 시대의 청취자들에게 적합한 음악을 제공한 것으로도 평가받는다. 그의 곡들은 청취자들에게 쉽게 기억되고, 감정을 전달하는 데 탁월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아비치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의 죽음에 관한 설들
아비치의 죽음은 음악계에 큰 충격을 안긴 사건으로, 그의 죽음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가 존재한다. 그는 오랜 기간 동안 과도한 업무와 공연 일정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와 건강 문제를 겪었다. 특히, 2016년에는 심각한 췌장염 진단을 받았고, 이로 인해 담낭과 맹장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16년 은퇴를 선언하며 투어와 공연을 중단했지만, 음악 제작에 대한 열정은 멈추지 않았다. 그의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은 아비치가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성향을 가지고 있었으며, 완벽주의로 인해 스스로를 압박해 왔다고 증언했다.
그의 죽음에 관해 여러 설이 존재하지만, 공식 발표에 따르면 2018년 4월 20일 오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그가 음악 산업의 비정한 구조와 과도한 압박에 시달렸다는 이야기가 회자되며, 그의 죽음이 아티스트들의 정신 건강과 음악 산업의 문제를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의견이 많다.
그의 가족은 아비치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내면의 투쟁과 의미를 찾고자 했다"라고 전하며 그의 정신적 고통을 암시했다. 그의 유산은 이후 앨범 TIM을 통해 이어졌으며, 이는 그의 미완성 곡들을 모아 발표한 작품으로, 팬들과 음악계에 큰 감동을 주었다.
성공과 내면의 건강, 그 균형의 중요성...
가까운 누군가를 만날 수는 있지만, 그 내면 깊숙한 정신 건강에 대해서 정확하게 들여다보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뉴스나 지인들의 소식을 통해 참 안타까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요즘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웃고 하루를 나누었던 누군가가, 혹은 인스타그램 등으로 근황을 전했던 스타가 갑자기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곤 한다. 참, 안타까우면서도 그런 결정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애처롭다.
그런 의미에서 정신 건강이란, 평소에 '애를 써서' 잘 가꿔야 되는 것 같다. 성공이나 어떤 목표를 향해 애쓰는 것 못지않게 오늘 하루 더 즐겁고 편안하게 살고자 하는 노력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아비치, 우리에게 너무나 큰 기쁨을 주었던 그에게 느끼는 부채감이 상당하다. 그가 하늘에서라도 본인이 원한 해방과 자유를 만끽하길 바라본다.
※ 사진들은 모두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내에서 캡처하였습니다. 문제 될 시 삭제 조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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